친구 하루, 그리고 또 하루
2014.12.05 14:39
"영아, 근데 우린 언제 만날까?" 라고 물으니 "말 나온김에 오늘 볼까?"
한달전 늦은밤, 오열하던 내가 걱정되어 데이트도 미룬채 바나나우유를 사들고 달려왔던 영이는 이번에도 망설임없이 바로 콜을 외치며 퇴근하자마자 여의도로 달려와주었다. 작은 선물을 건넸더니 저녁을 사길래 나는 커피를 사겠다며 스타벅스로 갔고, 지난번 삼계탕집에서의 폭풍수다가 이번에야말로 더욱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
그녀는 내 띠동갑친구다. 나보다 12살은 어린데 같은 직종에서 일하며 경력과 실력이 나보다 한수위고, 스스럼없이 다가와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도 상처받은 나를 보듬을 줄도 아는 예쁜 친구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갑자기 단톡방을 나간 후로도 꾸준히 연락을 했고, 전남친으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자마자 제일먼저 그녀에게 얘기하며 서럽게 울었던 것 같다.
나의 20년된 친구 얘기를 했더니 '언니! 우리도 20년 넘게 연락하고 만나자!' 라길래 "응 너도 이미 내사람 범주에 들어와있어~ 내맘대로 넣는 카테고리ㅋ"했더니 좋아하며 "빠지게되면 버그처럼 쏘옥 침투할테야"란다. 본인은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이쁜이 콤플렉스 때문에 속상하다지만, 누가 시비걸면 '죽고싶니?'라고 받아치는 나처럼( ..) 그녀도 언젠가는 단단해지겠지. 지금 당장은 사람들에게 알아서 눈치껏하느라 너무 애쓰다가 지치기도 하겠지만, 어린나이에 혼자 서울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해버린 그녀의 성장통이 그렇게 지나가고나면 틀림없이 나보다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니 나는 늘 응원해줄게, 힘내렴.
폭풍수다를 끝내고 ifc몰을 나오는데, 건물 한켠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보여서 각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각자 카톡의 프로필 사진으로 변경했더니 어쩐지 우정포인트가 10점쯤 올라간 기분이 드는구나~
현재의 프사. 왼쪽은 나, 오른쪽은 친구
- Tag :
- 띠동갑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