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3~12.29 일주일간의 근황 하루, 그리고 또 하루
2014.12.30 16:26
* 12월 26일(금)
나아지던 감기는 3일전부터 갑자기 도로 악화되었고, 뭐하며 놀까 다들 설레어하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나는 퇴근하자마자 집에와서 약먹고 드러누웠다. 눈물이 콧물처럼 흘러대서 겹쌍꺼풀이 생기고,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조리 다 쑤셔서 크리스마스에도 하루종일 옷 잔뜩 껴입고 누워만 있었네. 이날은 내년에 생길 연차까지 끌어다 쓴 소중한 휴가라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수다삼매경에 빠져볼까 했지만, 아침에 눈뜨자마자 포기했다. 알람 소리에 잠이 깬 그 순간부터 콧물과 재채기가 시작되면서 또 아파...orz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서 신림동 빽순대 원정은 기권하고 다섯시간쯤 더 사경을 헤매듯이 잤다.
이건 뭐, 병상일지도 아니고.. 어떻게 한달내내 이러냐ㅠ_ㅠ
* 12월 27일(토)
전날밤, 잠들기 직전에야 감기증상이 가라앉는 것을 몸으로 알았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좀 살 것 같더라. 목소리는 좀 갈라져도 말할때 폐병환자처럼 기침하지도 않고. 그래서 이날은 약속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음.
종로에서 간단히 밥먹고 따뜻한 커피한잔 마시면서, 호들갑스럽지 않았던 연말모임.
* 12월 28일(일)
자고 쉬고 자고 쉬고 자고 쉬고 자고 쉬고
그러다가 드디어 도미노의 신메뉴인 올댓치즈피자를 먹어봤다. (이게 얼마만의 피자인지...)
근데, 광고볼때는 너무 먹고 싶어서 눈물까지 글썽였는데 막상 먹어보니까 맛으로 눈물날만큼은 아님..
* 12월 29일(월)
회사 창립 14주년 및 송년회. 일하다말고 오후4시에 팀원들이랑 다같이 서대문역으로 고고싱.
와.. 나 진짜 깜놀... 입구에서 사장님과 이사님이 각자 노란색과 파란색의 반짝이 조끼를 입고 머리에는 번쩍거리는 머리띠를 하신채 우리를 맞이하여주시네?-ㅁ-! 가슴팍 명함에는 박카스와 김마담ㅋ 우리에게 대문짝만하게 쓰인 이름표 목걸이를 씌워주더니 포토월에서 인증샷도 한장씩 찍고 들어가게 하고.. 음료와 과자, 김밥, 샌드위치, 귤 등을 한아름 챙겨서 극장안으로 안내받은후 양쪽 손목에 야광팔찌까지 두르니까 무슨 파티에 온듯한 기분도 들더라.
행사는 1,2,3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사장님을 비롯하여 이사님들이 올해를 보고하고 내년에 대한 계획을 ppt까지 준비하여 발표해주시는데... 난 이미 사장님 말씀하실때부터 눈이 풀려서 꿈속을 오갔네.. 그것도 맨 앞자리에서-_-ㅋ 모범사원 및 우수사원에 대한 시상식도 이어지고, 이번에 승진할 사람들 일괄적으로 한꺼번에 발표하는데 어라? 나이제 사원 나부랭이가 아니네? (...이제 칼퇴하기 힘들어지는건가ㅠㅠ 진심 말단사원이 젤 속편한데..)
2부는 비보잉그룹의 공연을 다같이 관람하고(어쩐지 소극장으로 장소를 잡았다했어)
3부는 극장 바로앞의 막걸리바를 통째로 빌려서 개그맨 출신의 전문 사회자까지 초빙하여 제대로 놀았다. 전문가는 역시 남달라서, "이런데서는 상품 말고도 현금이 필요합니다!"라며 사장님을 비롯하여 이사님들에게 삥부터 뜯고 진행하더라ㅋㅋ 그래서 직원들이 조금만 적극적이어도 만원짜리와 오만원짜리를 팍팍 뿌렸고, 조금만 지루하다 싶으면 준비했던 장기자랑 노래도 가차없이 잘라서 분위기는 계속 고조되어 좋았다. 작년 이맘때는 창립기념일에 피바람 불도록 물갈이를 해대느라 11번가에서 쓸 수 있는 10만포인트를 뿌리고 끝내더니, 올해는 준비도 많이하고 정성이 느껴져서 더 괜찮더라. 10만 포인트대신 돼지저금통 한개와 꽝이 나온 즉석복권 한장이어도 만족함.
* 자. 그럼 오늘(12월 30일)은 단톡방 친구들과의 연말모임을 준비해볼까나~ (감기야 제발 도지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