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지뭐. 하루, 그리고 또 하루

지난주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나없이 남게될 김대리가 안쓰러우니 이번주 업무에 관련된 것까지 일정이랑 이슈들을 싹 다 정리해주고 나왔는데, 그녀는 고작 3일만에 최팀장에게 된통 당하면서 팀장님을 팀장놈이라 부르기 시작했고ㅋㅋㅋ 벌써 온갖 폭탄을 떠맡게 되자 '퐁과장님이 그동안 얼마나 온몸으로 저를 방어해주신 건지 너무 잘 알겠어요!'라며 하소연을 해오더라.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퇴사각이 날카롭게 섰다나. 내가 가끔씩 '업무 조율하고 정리할때 최팀장 끼면 오히려 빡치고 걸리적거리니까, 그놈 제쳐두고 다른 관리자들과 직접 처리해야한다'고 말할때마다 김대리는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느낌만으로 아 팀장이랑 얽히면 안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자기가 직접 팀장놈이랑 회의에 참석했다가 날벼락맞고 어처구니 없는 개소리도 모자라서 무시까지 당하게되자 '아.. 퐁과장님이 이래서 암걸릴 것 같다고 때려친거구나. 진짜 참다참다 폭발할만 하구나.'라는 깨달음이 왔다고. 자기가 아무리 노예근성을 못버렸다해도 이건 아니라며 탈출해야겠단다.
내가 회사 그만두겠다고 했을때 사람들이 '그팀은 이제 끝났네'라고 해오면 차마 부정못하고 웃으며 넘겼는데, 정말로 일주일도 안지나서 파국이라는 결말이 보여서.. 아놔 이러면 안되는데, 진짜 꼬숩네?ㅋㅋㅋㅋㅋ 파멸을 부르는 주둥아리는 결국 본인도 망한다는 훈훈한 결말이라니, 세상은 역시 인과응보 권선징악으로 결론이 나야 아름답구나.

주방 테이블 위에 버터빵과 마카롱을 꺼내놓고 엄마랑 도란도란 티타임을 즐기던 중, 내가 '올해부터는 쌍욕 끊으려고'라고 말하자마자 엄마가 커피 마시다말고 뿌우웁하고 뱉을 뻔해서 놀랐다. 아니 이게, 커피 뿜을 일이야?? O_o?? 사래걸린 것마냥 켁켁대는 엄마를 눈 동그랗게 뜨고 보다가 나도 그냥 빵 터졌는데, 작년에 최팀장과 일하는 동안 내가 진짜 온갖 상스러운 말과 욕설을 입에 달고 살았구나 싶어서 다시 한번 반성했다. 앞으로는 정말로 욕을 끊어야하는데, 근데말야. 최팀장은 이제 좇됐다 라는 말만큼 더할나위 없이 찰떡같은 표현이 없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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