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퇴근길의 하늘이 하루, 그리고 또 하루
2021.11.19 23:58
- 회사
위드코로나로 돌입하면서, 결국 재택근무도 종료되어 이번주부터 계속 사무실로 출근중.
다시 매일 출근하려니 왜일케 우울하냐ㅜㅜ 길바닥에 등짝을 대고 드러누워 난동을 부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제 고작 일주일 연달아 출근했을 뿐인데 몸과 맘이 모두 피폐해지는 기분은 또 뭐란 말인가. 저쪽 플젝 팀에서 기존의 라이브러리를 교체하고 고도화한다며 내게 업무 지원요청이 들어왔는데, 소스를 까보는 순간부터 '난 이렇게 어려운 업무를 하는데 남들과 같은 돈을 받는다고?!!'라는 생각으로 상대적박탈감에 빠져서 짜증이 솟구치고, 그 스트레스로 울컥해서 불꽃타이핑을 치다말고 사무실을 탈출해서 정처없이 뒷골목을 걷다가 숨이 헐떡거릴때쯤 겨우 진정해서 복귀했다.
도저히 이대로는 못해먹겠다고 내년에는 돈을 더 받든지 아니면 다른 회사로 가야겠다는 다짐만 3백번쯤 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갑자기 팀장님으로부터 앞으로 여기서 관리자처럼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잠시 망설이다가 툭까놓고 돈얘기를 먼저 꺼내고, 원하는 몸값을 맞춰주면 남겠다며 결정권을 회사로 넘겨버렸음. 계약이 끝나면 아쉬운건 회사지 내가 아니니까, 알아서 선택하라지뭐~
어려운 업무는 나혼자 다 하는 것 같아서 빡쳤던 것도..ㅋㅋ
내가 정신없이 바쁜 사이에도 삥땅삥땅 노는줄 알았던 킴과장이 새로운 디자이너와 같이 일하게 되면서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지 날 붙잡고 하소연을 해오던데, 달달한 커피와 함께 그의 이야기를 듣게되자 별안간 내 딥빡이 스르륵 녹아버렸..
하핫! 킴과장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의 고통이 내 위로가 될 줄은 몰랐다ㅎㅎ
나 사실, 여기서 나홀로 고통스러운게 제일 열받았던 건가봐^^ㅋ
- 퇴근길
여전히 팔이 아파서 고생중이지만,
퇴근길에 엄마차타고 회사 앞으로 마중나온 하늘이를 포근히 안아보는게 너무 좋다. 녀석을 단단히 안고서 창문을 열고 바람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마다, 새삼스레 길거리 나무들마저 운치있게 느껴지는거 보면 우리 하늘이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달까. 집 근처로 들어서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내릴 준비하는 것도 마냥 사랑스럽고, 내동생에게 지가 먼저 다가가서 스킨십하다가도 얘가 머리 쓰다듬거나 등을 살짝 쓸어도 으르릉대다가 엄마나 내가 쓰다듬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시침 뚝떼고 가만있는 것도 웃기고.
8시-5시 근무라서 칼퇴하고 돌아와 5시반에 이미 침대위를 뒹굴게 되니까 그것도 참 새삼스레 좋구나.
- 이번주는..
지난주부터 너무 바빠서 주식창 열어볼 틈도 거의 없었으나,
선생님이 요즘은 신고가 찍는거 함부로 매도하는게 아니라고 강조하셔서, 예전같으면 급등차트 찍을때 vi찍는 순간마다 분할매도로 털어버린담에 내가 팔고나서도 더욱 오르는거 손가락 빨면서 구경만 했을텐데 이번만큼은 급경사가 아찔해서 달달 떨면서도 D종목을 안팔고 꾹 쥐고 있었더니만, 세상에 이거 180만원어치 사놓은게 50%넘게 수익을 내며 280만원어치로 불어난거 실화냐!! 눈까지 비벼가며 확인해본 쫄보개미는 벌써 너무 떨리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는데, 주식방의 다른 고수님들이 몇가지 근거를 들며 100%는 갈거라고 코웃음쳐줘서 난 일하다말고 책상에 엎드린채 내적함성을 발사해봤다. 꺄아~ 소리벗고 팬티질러!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거군요? 사랑합니다 여러분, 언제나 말없이 눈팅만 하고 있지만 제가 여러분을 사랑해요!! ㅋ 비록 담주에 조정이 온다해도 용감하게 20만원어치는 더 사볼 수 있을 듯~
거하게 담아둔 엔터주가 조정받고 시방새가 -10%까지 떨어져서 우울할뻔 했는데, D가 방어해줘서 살았다.
내가 주식에 대해 뭘그리 알겠는가. 작년에는 시골 할머니조차 아묻따로 삼전을 사고 묻었어도 수익이 났던 시장이라면, 올해는 대형주들이 처절하게 외면받고 지수는 제자리인데 테마에 엮인 중소형주들이 갑툭튀로 솟구치는 바람에 전문가들도 '이게 1조를 갔다고??'라며 어이없어한다는 종목장세라는걸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고. 나대신 각종 리포트와 뉴스를 다 찾아보고 분석해주는 선생님과 고수님들의 오만가지 수다를 눈팅하며 배우는거지. 흐름이 꺾였는데도 미련을 못버리고 손절을 못하면 선생님께 혼나고, 비중 못줄여도 혼나고. 뭐샀는지 질문해올때 왜샀는지를 명확히 대답못해도 혼나고, 공부 안한게 드러나는 질문해도 혼나니까 같은 방에 있는 이사벨은 주눅들어서 더욱 말을 아끼더니 탈퇴한다던데, 나는 단체방에서만큼은 조용히 눈팅만 하다가도 질문방에서 혼나도 물어보고 갠톡으로도 꿋꿋이 물어보고ㅋㅋㅋ 그러다가 조언이라도 받게되면 나름대로 검색해서 답변거리 찾아와 다시 확인받았더니 가끔씩 갠톡으로 어떤 힌트를 던져주셔서, 따로 알려주신 4개중에 2개는 비록 흐름을 못타고 꺾여서 약손절했지만 나머지 두개가 훌쩍 올라서 신난다. 이제 진짜 올해 손실났던거 다 회복했다! 만세!!^ㅁ^
아니근데.. 나도 고작해야 겨우 이정도인데, 대체 뭘믿고 나한테 종목을 추천해달라는건지..
차라리 정보도 사고싶고 공부도 하고싶다면 주식방을 추천해주겠는데, 돈은 벌고싶지만 공부는 하기싫으니 다 필요없다고, 그저 니가 종목이나 추천해봐라는 식으로 말해오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이새키는 제발 꼭 망하게 해주세요'라고 빌게된다니까. 내가 멍청한 질문할때마다 선생님도 이런 심정이었겠구나, 싶어져서 혼자 빵터지기도 하고, 그런날이면 밤에 잠들기전에 다시 한번 공지를 읽고 카페글들을 찾아보게 된다다. 연말까지 꼭! 수익내서 대부분 정리하고 털어야지!!
- 야식먹어서 그래..
한동안 야식은 멀리했는데, 오늘 저녁에 로제떡볶이에 순대랑 오뎅까지 배터지게 먹었더니 너무 힘드네..
재택근무가 종료되고 이번주는 매일 사무실로 출퇴근하게 되어서 런닝머신은 며칠 쉬었건만, 어차피 낼은 주말이라 늦잠자도 되니까 오늘은 야식 때문에 무리했으니 네번에 걸쳐서 2km를 걷고 씻었다. 오랜만이라 너무 무식하게 많이 먹었더니 2km를 걸어도 절반도 소화가 안되었는데, 아놔 나 졸려!!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