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이나.. 하루, 그리고 또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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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다같이 뒹굴거리며 티비채널을 돌리다가 육아 관찰 예능이 보일 때였다.
동생이 말하기를, 자기친구들 모두가 아이를 키우면서 단톡방에 쉴틈없이 육아에 대한 에피소드가 올라오는데,
실제 엄마들은 육아예능을 아예 1도 안본다고.
왜? 인터넷 뉴스에서 떠들듯이, 고오급진 물건들이 가득찬 드넓은 집안배경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 느껴서?? 하고 물으니
"얘네도 대부분 50평이상이라.. 그런거 말고, 육아 장면들이 너무 가식적이라서 꼴보기 싫대"라더라.

엌ㅋㅋ가식적ㅋㅋㅋ생각도 못한 이유였네ㅋㅋㅋ
하긴, 무슨 느낌인지 알것 같다. 가증스러워서 눈돌리게 되는거 나도 있거든.
내게는 의학드라마가 그렇다. 환자 때문에 의사가 눈물 흘리는 장면만 나오면 채널을 확 돌려버리는 심정과 비슷한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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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그날 이런말도 덧붙였다.
"요즘엔 애들보면.. 남자애들이 예쁜거 같아. 너무도 단순하고 해맑은게, 참 예뻐 아주~  
 옛날엔 여자애가 귀엽고 애교많아서 좋았는데, 세상에 그 쪼끄만것들도 여우짓을 하더라고.. 
 이젠 그냥, 단순하고 너무도 해맑은, 남자애기들이 좋아~"

...누구냐! 애도 안낳은 너에게 아들딸 구별짓게 만든 녀석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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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예전에 나도 비슷한 맥락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내이상형은 개같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말을 듣자마자 개새끼를 원하는거냐고 킥킥댔는데, '외출했다 돌아오는 나를 보자마자 너무 반가워서, 아무리 아닌척해도 꼬리를 신나게 흔드는게 보이는 우리 강아지처럼 말야'라고 설명을 덧붙였을때 끝까지 킥킥대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르게 '아아, 뭔지 알겠다. 투명한 사람 말하는거지?'라고 단박에 이해해준 친구가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너구리였다. 그리고 나는 그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게 바로 이런거구나,라는 깨달음과 동시에 아무도 이해하지 않으려던걸 공감해주는 한사람이 마침내 나타났다는 게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격하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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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까지만 일하고 이직한다던 존과장은 다시 남기로 했단다. 지난주에 팀장이 아는 퍼블 있으면 데려오라며 소개비 100만원을 제안했을때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던 이유는 두가지였는데,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돈이 안맞고, 돈에 맞춰서 데려오자니 실력이 안되는 사람만 남아서. 올해 초까지만해도 이정도 월급이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으나, 요근래 퍼블 몸값이 훌쩍 뛰어오르면서 참 애매해졌거든. 내조건이라면 지금 당장 옮겨도 월급만 100정도 올릴 수 있을만큼 이바닥 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며칠동안 구인광고를 내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팀장에게 킴과장이 요즘의 퍼블시세(?)를 알려주고 급여를 올려주지 않는다면 자기도 곧 이직하겠노라고 말하고나자, 머지않아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직하기로 했던 존과장이 그냥 이대로 머물기로 했다고. 나는 그말을 듣자마자 '돈으로 잡았구나'라고 판단했고, "돈 얘기는 없고, 그냥, 이직하려던 회사랑 뭔가 중간에 안맞아서 취소된거라는데요?"라던 킴과장은 "글쎄요, 님이 요즘 몸값을 알려주자마자 공교롭게 존과장이 저쪽 회사랑 약속이 틀어졌다구요? 존과장만 돈 올려줬다는 얘기를 우리에게 할 수는 없으니 팀장이 둘러댄거겠죠"하는 내말에 Aㅏ...!라며 바로 수긍했다.

그리하여, 킴과장도 나도, 아마 내년에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급여의 단위가 달라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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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때문에 바빠져서 한동안 주식을 게을리하다가... 지난달부터 폭포수보다 무섭게 내리꽂히는 시장에 넋나갈뻔..
아놔ㅜㅜ 이건 너무 심하잖아 ㅠㅠ
나 너무 무서워~! 이러다 다 죽는다고~!! ;;ㅁ;;

며칠만에 열어봤더니 bdi가 꺾여있고, 심지어 대차잔고가 엄청나게 늘어난 빤스는.. 결국 오늘 2/3이나 손절했고,
-130만에 충격받아서 그돈으로 초집중 단타해보며 소소하게 3만원을 벌자마자, 갑자기 들어온 업무요청에 대응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오히려 -6만으로 내려가서.. 에라이, 죄다 망해버려라, 쌍욕을 붙였다가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그래그래. 그냥 원래대로 길게보고 장투나 하자..ㅜㅜㅋㅋ
이참에 엔터나 살살 모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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