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봄날~* 여행을 떠나요~
2021.04.05 23:37
다리 상태는 많이 좋아졌으니, 이젠 요양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백수놀이에 시작이지~
나의 백수놀이는 뭐다? 돈 쓰며 놀러다니는 것! ( 꺄~ 백수만세//ㅁ// )
3월 중순쯤부터, 백화점으로 쇼핑하러 가거나 강남을 가고 친구만나러 대학로 가고 홀로 단골카페 가고,
지난주에는 갑자기 "엄마! 우리 가평가자!"라며 멀리 다녀오기도 했다.
크으.. 이게, 해외가 아니다. 수영장 앞에 북한강이 흐르는 여기는 가평이다!
(숙소에 머무르면 수영장 이용이 가능하다던데.. 우리처럼 근처를 오가는 모두가 구경하며 사진 찍을 수 있으니 아쉽지만 저기서 숙박하기는 싫을듯.. 그래도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눈호강이 되더라~)
레스토랑에서 맛점후 (비싸긴해도, 파스타는 진짜.. 까르보나라 킬러인 내게 충격적으로 너무 맛있었음! 또 갈테다..)
소화도 시킬겸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곳곳에서 사진도 찍고~
블로그에 내사진 올리긴 오랜만이네. 헤헷~ (카톡 프사는 다시 활발히 바꾸는중이지만ㅋㅋ)
(동생은 똥손이어도, 엄마는 사진을 꽤 잘 찍어준다)
옛날옛날에, (무려 20년전인가... 아련...) 청량리에서 기차타고 가평으로 MT만 30번쯤 온거 같은데,
이젠 그냥 맛있는 거 먹고 놀러 다녀오게 되다니..
갑자기 인생이란, 생각들고.. ㅎㅎ
하필이면 이날(3월 30일)..
주식이 모처럼 상승장이라 잘만하면 용돈을 건질 수 있었을텐데, 나는 이미 놀러나왔고!
눈길 닿는 곳마다 풍경은 너무 예쁜데 새파란 하늘이 눈부시기까지 해서!
주식따위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며 덮어두고 놀다왔다. (용돈과 바꾼 외출이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3일을 꼬박 앓아눕고...)
4월 2일(금)에는 엄마의 생일기념으로 동생이랑 다같이 제부도로 놀러감.
엄마가 몇년전부터 같이 가고싶다는 곳이 있다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아파서 못갔거든. 근데 이제 다리상태도 좋아졌으니, 엄마 칠순도 축하할겸 큰맘먹고 먼길을 나섰다. 평일에 가야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동생은 이번에도 휴가를 썼는데, 결론적으로 휴가내고 평일에 가길 진짜 잘했다. 그 어떤 여행보다 평화롭고 안락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건, 평일 낮이라 그랬을 거다.
바다를 보며 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에 갔는데, 이렇게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음.
사장님께는 미안하지만, 우리밖에 없으니 드라마의 재벌들처럼 레스토랑을 전세낸 기분도 들고 너무 좋더라//ㅁ//
오로지 전망때문에 간곳이라 당연히 맛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스테이크는 살살 녹았고 파스타도 맛있어서 대만족~
그리고 상공 75m라는 전망대로 올라가 구경하며 놀았음.
난 내가 계단공포증은 있어도 고소공포증은 없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바닥 위를 막상 걸으려니까 와아, 무섭긴 무섭더라.. (음,아니다. 유리가 깨질 수 있으니 떨어뜨리면 큰일나는 딱딱한 물건 들지말고 신발을 벗고 올라가라는 문구를 읽고나면 없던 공포도 생기는게 당연한거 아닐까 싶고ㅋㅋ) 나는 그나마 유리위로 발을 내밀며 인증샷을 찍었는데, 동생은 손잡이를 잡고 벽면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오들오들 떨다가 호들갑치며 울었고ㅋㅋㅋ
아놔, 얘는 무섭다고 우느라 지리고, 나는 얘보며 웃느라 지렸잖아ㅋㅋㅋㅋㅋ
원래는 전망대로 올라간김에 그곳의 카페에서 놀까했으나,
너무 높아서 그런지 어지럽다는 엄마랑, 근처에 다른 사람들 지나다니는 게 무섭다는 동생 때문에 자리를 옮겼다.
5분만 더 차타고 가면 바다를 바라보는 카페가 있길래 찾아갔는데, 와아 여기도 대박..
코로나 때문인지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이번에도 마치 카페를 전세낸 부자 느낌으로 놀았네.
통창을 전부 열어젖힌 1층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라떼를 홀짝이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손을 꼭 잡고 다정히 걷는 커플이나, 오도방정을 떨며 좋아하는 강아지랑 산책하는 사람도 보였고, 슬쩍 다가온 길냥이를 쓰다듬다가 바닥에 주저앉아 바다를 구경하는 소녀도 보였는데, 갯벌앞에 돗자리를 깔고앉은 가족들이나 캠핑용 의자를 펼쳐놓고 나란히 바다를 구경하는 두 아저씨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바다를 대하는 사람들을 보는건, 그 어떤 풍경화보다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날도 하필 지수가 갭상승해서 잘만하면 용돈 만질 수 있었을테지만, 바다 보느라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어서 껐잖아.
(또다시 용돈과 바꾼 외출이었다. 하핫~)
2층에도 사람이 전혀 없길래 동생이랑 번갈아가며 사진도 찍고 ^-^
졸지에 프사 부자 됐네 ㅎㅎ
(계속해서 마스크는 잠시 손에 쥐고있당)
이번에도 역시.. 다녀와서 몸살이 왔는데,
차를 너무 오래타서 그런지 밤새도록 발가락까지 욱신거려서 고생했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보러 다녀오니까 아파도 좋더라.
이런게 백수의 봄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