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7 제주도 첫째날 여행을 떠나요~
2016.02.01 19:22
0.
아침 7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났다.(대여섯시에 잠들던 내가!)
꽁꽁 얼었던 배수관이 터질 정도로 추웠으니까, 파란 망토는 과감히 포기하고 겨자색( ..) 패딩에 털조끼를 껴입음. 내복처럼 얇은 티셔츠도 니트티 안에 받쳐입고 귀마개까지 둘러썼지만, 하의는 어그부츠에 치맛바람으로. (나능야 바지를 구매해서 수선하는 대신, 그냥 두터운 레깅스를 사는 녀자~)
와아.. 근데, 한겨울의 수요일 새벽 6시인데 공항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각종 항공사에서 7시 제주행 비행기만 몇대냐.. 무슨 버스 배차간격마냥 5분에 한대 출발하나봐. 비수기라더니, 떠나는 사람은 대박 많더라. (오전시간 표는 이미 일주일전에 다 매진..)
1.
도착하자마자 렌트카 타고!!
우리 든든한 아침부터 먹자! 하고 찾아간 곳은 공항에서 가까운 자매국수.
고기국수로 유명하다더니 역시.. 여기도 사람이 바글바글. 아침 9시인데 대기번호가 11번이었다. 겨울이지만 사람들 다 기다리고, 우리도 밖에서 기다리고ㅋ
나도 여기 왔다간다고 인증샷ㅋㅋ
진한 국물에 면발이 쫄깃통통. 대패삼겹살처럼 얇을 줄 알았던 고기가 직접보니 꽤 두꺼웠음. 국물 한숟가락 호르륵 하면서, 매장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테이블 회전력이 빨랐던 이유를 알았다. 안뜨거워!! 나 원래 이런거 먹을때 항상 혓바닥 데었는데, 이번엔 하나도 안데었어!! (안뜨거운데도 호호 불어 먹는 내모습에 친구는 피식 웃고..)
아침으로 뜨끈한 고기국수 먹기를 잘했다. 배는 부르고, 몸은 따뜻하고~
그리고, 바로 옆가게의 귤하르방을 디저트로!!
옴마야~ 이거 완전 내입맛!!! +ㅁ+!!
먹거리로 강추라더니, 나도 한표 던져야지. (던질수 있다면 두표 세표 막 던져야지)
서울에서도 팔아줄 수는 없나요! 나 맨날 갈텐데!!
-우리의 대화 1
ㄴ ㅏ: 좀더 많이 살 걸 그랬나? 8개로 모자르면 어떡하지?!
친구 : 나 3개 먹을테니까 니가 5개 먹어.
ㄴ ㅏ: 아니야, 같이 먹쟈.. (양보하는 네가 멋있다, 하고 감동함)
-우리의 대화 2
친구 : 이번 여행에서 너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건 뭐야?
ㄴㅏ : (쇠소깍이라 답하려는데)
친구 : 음식말야. 귤하르방이지?
ㄴ ㅏ: 응!!!!!!!!!!!!!!!! (격하게 고개 끄덕끄덕)
2.
자~ 이제 달려볼까나~
베스트 드라이버와 함께 바닷가를 향해 출발!!!
뻥 뚫린 해안도로를 천천히 달리면서, 오른쪽으로 쭉 펼쳐진 바다를 보니까 "꺅! 너무좋아!!" 라는 비명이 막 절로 나왔다. 괜히 꺄르르 웃게 되고, 달리다말고 중간에 내려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제주도의 바닷가를 감상하는데 와아, 진짜, 내가 제주도를 몇번이나 왔는데 이렇게 또 좋을 수가.
겨울 바다가 아주 맑음! 봄여름가을과는 좀 다른 빛깔인데도 맑다.
폭설이 지나간 후라 그런가?
해안가를 달리다말고 저 멀리 보이는 등대가 너무 귀여워서!
"뭐야, 트로이 목마야?"라고 낄낄대며 내려서 구경했다. 저기까지 가기는 귀찮으니까 멀리서 구경만.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노라니,
그런 나를 친구가 뒤에서 도촬함ㅋㅋㅋ
이것으로 자연스레 도촬을 시작하였다나 뭐라나^^
사이좋게 셀카도 찍어보고~ 헤헤~
3.
바닷가에 카페 많다더라,하고 찾아간 곳은 '인디고'
애월에서 유명한 카페로 '몽상 드 애월', '봄날', '애월더선셋' 등이 있는데, 얘네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패스. (특히 몽상은 GD 카페로 유명해서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단다. 그래서 시장이 따로 없다고...) 그리고 우리는 배가 부른 상태라 꼭 맛난 디저트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그러나 결국 충동적으로 사먹음) 그저 뷰가 좋으면서 인테리어 예쁜 곳이 어딜까 하고 네이버를 검색하다가 어느 블로그에서 본 '인디고' 사진들이 너무 예뻐서 여기로 골랐음.
카페에 들어서기전, 바다를 배경으로 벤치에 앉아 찰칵~
너 벌써부터 맘에 든다~ 느낌이 와~*
그러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꺄아~~~ 여기 완전 이쁘당!
어디 하나 놓칠 수 없는 포토존일세...!!
한겨울, 바닷가앞 예쁜 카페, 평일낮의 한적함. 어느 것 하나 빠지지않고 완벽.
저쪽 테이블의 아기랑 엄마는 둘만의 여행이 귀여울 정도로 조용하면서 아기자기했고,
코끝을 간지럽히는 냄새가 너무도 달콤해서 주문해버린 팬케이크는 진짜 너무너무 맛있어서 우리 감동해쨔나. 아이스크림위에 뿌려진 땅콩가루는 그 유명한 우도땅콩인가요. 팬케이크 주변에 살포시 놓은 아몬드와 피스타치오는 왜 이렇게 고소한거니,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죠?! 친구는 볶은 것 같다던데, 진짜 볶기만 한건가요! 왜때문에 감동할만큼 맛난거냐구요.. 흑흑..
이겁니다, 이거요.
반칙이라고 할 만큼 견과류가 고소했던 이거요. 아이스크림도 흔한 바닐라 말고 땅콩 아이스크림 쓴건가요? (아.. 제주도는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땅콩 아이스크림이 흔한건가....)
내가 진짜 얼마나 좋았냐면 말이지,
막 이러고 있었다ㅋㅋ 눈으로도 웃고 있음! 내게도 눈웃음이라는게 있었다니..
"너 진짜, 기분 되게 좋아보여, 다 드러나~"라던 친구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음.
커피잔마저 이쁘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연하게 샷 하나만 내려달라니까, 남은 한샷은 저렇게 따로 담아주는 센스까지.. 배만 안불렀어도 저거 다 마신담에 얼음물로 또 한잔 만들어 마셨을텐데, 내 배는 이미 고기국수로 꽉 차서... 흙흙
통유리 너머로 바다를 보며 맛난 디저트와 커피한잔.
내가 지금 제주도로 놀러온건지, 천국으로 놀러온건지~
카페가 워낙 예뻐서, 우리는 막 서로 사진찍어주고 놀았다.
둘 중에 어떤 사진을 고를까 한참 고민했으나, 둘 다 잘나와서 선택안되므로 그냥 다 올리기로 결정ㅋ 표정도 좋고 배경도 좋지만, 얘가 찍어주는 내사진은 죄다 화보야. 내인생의 화보를 여기서 또 찍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림미다. 꾸벅)
셀카도 빠질 수 없고~
우리 여기서 잘 놀다가요!!! ^-^
4.
카페를 나와서는 다시 해안가를 달렸다. 부릉부릉~ 멈추고 와아~ 부릉부릉~ 와아~
카메라가 사람의 눈을 못따라온다는 얘기는 자연앞에서 쓰는건가보오..
겨울 바다가 얼마나 근사한지 새삼스레 깨달았는데, 이건 눈으로 가슴에 담기로.
그리고, 바닷가에서 신난 우리들ㅋㅋ
셀카에 담긴 우리들. 사진만 봐도 드러나는 기쁨이라니!
이렇게 잘 나온 사진에 만족하고 있는데,
친구가 이런 나를 찍어서 줬다. 바로 아래처럼,
멀리서 보면 이런거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진 받고 완전 웃겨서 빵터졌는데ㅋㅋ 이거말고 웃긴거 더 나온다는거ㅋㅋㅋㅋㅋ
나 왜이러고 있니ㅋㅋㅋㅋㅋ
기쁘고 신나는 마음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ㅋㅋㅋ 나 뭐에 놀라기라도 한거마냥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알고보면 즐겁게 바다를 향해 걷는데 바람이 앞머리를 세워준거임. 근데 왜 웃기게 나오냐고ㅋㅋㅋ 아왜ㅋㅋㅋ 난 왜 뒷모습마저 유머야ㅋㅋ 겨울바다 앞에서 좀 시크하게 걷고 싶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친구도 앞머리가 바짝선 셀카 웃긴거 있지만, 그건 너를 위해 나홀로 소장하기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드림미다)
근데 너의 점프 사진은 너무 맘에 들어서 투척(헤에-)
사진도 찍고 신나게 놀다가 다시 차를 타고- (하지만 곧 다시 내려요~ ㅎㅎ)
여행내내 그랬다. 바다를 끼고 달리다가 맘에 드는 곳에서 내리고, 감탄하고, 다시 달리고 내리고.
여기저기 알차게 자리잡은 낚시꾼들~
꼬마 등대가 귀여워서, 나는 굳이 저기까지 걸어갔다지~
맞다 제주도 해안가를 누비면서 웃겼던 것은, 모든 돌위에 돌탑이 쌓인거. 사람 발길이 닿는 곳은 어디든 다 쌓여있음. 해안도로 돌담길은 물론이고 바닷가의 현무암 틈틈히, 심지어 저런 인어공주 조각상 바위에도 쌓였더라고.
협재에서 비양도를 바라보던 게 2013년인데, 거의 3년만에 다시 보네.
아침에 눈뜨면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산책했더랬지.
너무도 예쁜 빛깔의 바다 앞에서,
셀카를 가장한, 너를 향한 도촬^-^
여전히 아기자기하게 귀엽고 어여쁜 협재 앞바다.
같은 서쪽 바다라 해도 어디냐에 따라 바다는 모두 달랐다. 제각각의 빛깔로 매번 다른 감동을 주더라고. 특히 곽지 해수욕장이 제일 예뻤음.
아맞다, 곽지 사진!! 이게 빠졌구먼~!
노천탕 앞에서 괜히 옷벗는 시늉을..
(원래는 야한 느낌을 보이고 싶었으나.. 그런거랑은 거리가 멀지 뭐..)
바람은 불지만, 우리는 어여쁘게 셀카를 찍어보고~*
돌돼지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고있는 친구랑
그 돌돼지 위로 올라타는 나ㅋㅋㅋㅋ
겨울 제주는 운동이도 만세를 부르게 한다//ㅁ//ㅋ
하늘 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찍어주심. 조만간 프사 배경으로 박아야지.
친구가 "정말 딱 너답다. 귀마개랑 헤어핀이랑. 심지어 옷색깔까지!"라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 파란 망토를 포기하고 겨자색 패딩 껴입고 가길 잘한듯. 겨울이면 꽃무늬 귀마개 끼고,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아야지~
5.
이제 숙소를 향해 출발~*
요즘 핫하다는 대평리에 게스트하우스 2인실로 잡아놨는데, 오후 4시부터 입실이랬거든. 일찍 가서 잠깐 쉬고 다시 나오자며 부릉부릉-하고 달려가는데, 낯선 길로 들어서니까 어머! 여긴 아직 눈이 다 안녹았잖아!! 와아- 근사하다~
숙소로 향해 가는 길 - 1
숙소로 향해 가는 길 - 2
가만보면 말도 옷입고 있음!
춥니? 정겨워서 괜히 인사도 하고~
여기가 우리 방! 내침대(좌)랑 친구침대(우)
게스트하우스 4인이상의 도미토리 룸은 많이 써봤지만 2인실은 처음인데, 친구랑 놀러오기 딱 좋은 거 같다. 아늑한 방에 각자 침대 있어서 겹치는 동선도 짧으니까 편히 쉴 수가 있더라고. 시끄럽게 코골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런거 못느낌ㅋ
내 침대옆의 창문으로 저멀리 바다와 박수기정을 보며, 나름 오션뷰라고 좋아했음. 새벽부터 일어나 여행했으니까, 침대에 누워서 잠시 휴식타임~ (뭐 먹으러 갈지도 고민하면서ㅎㅎ)
6.
저녁 먹으러 숙소를 나서며, 가는 길에 또다시 해안가로 슝~
용머리해안에 들렀슴미다~*
저멀리 용머리 바위가 보이구요~
어둠이 스며드는 바다는 너무 멋있더라.
더 어두워지기 전에, 사진 찍기 놀이는 계속 되고~
나 이제 프사 부자야ㅋㅋ
상반기 내내 돌려써도 될만큼 잘 나온 사진이 대박 많다ㅋㅋ
돌담 앞에서 우린 이러고 놀고~
아들을 생각하며 비상구 계단의 아이콘 흉내를 내는 녀석과,
개벽이를 떠올리며, 오늘도 까꿍 사진을 찍는 나. [데헷]
길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는데, 저 끝에 내가 있다 :)
셀카봉을 쭉 뽑으면서 아장아장 걸어가는중.
7.
어둠이 내려앉고, 밥먹으로 찾아간 곳은 모슬포항의 '덕승식당'
제주도에 왔으니 갈치만큼은 꼭 먹고 싶었는데, 유명한 식당은 너무 비싸고.. 근데 여기는 1인분에 만원이거덩! (물론 저렴한만큼 두께는 얇다. 몇만원짜리 고급 갈치에 비교하면 안됨)
고추가 잔뜩 들어갔지만, 혓바닥이 아프게 맵지않은게 특징! 그러고보니 매운거 잘 못먹는 내가 맛있다며 국물까지 떠다 밥에 쓱싹 비벼먹고 있더라고. 역시, 고춧가루로 양념했어도 무가 들어가면 시원하니 맛있어지는구나..!
식당에 도착해서도 '밥은 반공기만 먹자'라고 다짐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다 먹었다. 정성껏 가시를 발라내며 천천히 먹고 있는데, 친구가 아주 쉽게 가시를 제거하여 내 그릇에 갈치를 얹어줘서 감탄했네. 어쩜 그리 잘해?라고 물었더니 요령이 있단다. 그래서 따라해봤더니 정말로 시간이 단축되었어! (그래봤자 예전의 나보다 빨라졌을 뿐이지만ㅋㅋ)
8.
겨울이라 그런지 금방 깜깜해지더라. 밥 다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배 땅땅 두드리며 쉬었다. 내가 침대위에서 뒹굴거리는 동안 부지런한 녀석은 편의점에서 물이랑 과자를 사오고.. 나는 분명 '더이상은 못 먹겠다'라고 손사래를 쳤던 것 같은데, 어느새 킨더 초콜릿을 입에 물더니 과자 두봉지를 까먹고 코코팜으로 마무리까지 했다나뭐라나..
그렇게, 꽉 찬 하루를 보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슴미다.
하아... 사진이랑 이거 정리하는데 하루가 홀라당~
남은 이틀은 비가 와서 덜 찍었지만, 언제 다 정리해 ㅡㅡㅋ
또 가고 싶습니다!!
여행기 재밌게 잘쓰네 ㅋ 역시 푸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