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7 화보를 찍어보쟈ㅋ 여행을 떠나요~

0.

우리자매는 여행만 가면 소화력이 뚝 떨어져서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기는 부담스럽기에, 숙소에서 제공되는 조식을 생략해야만 위시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더 먹어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식 쿠폰을 포기하는게 너무 아까웠던 동생은 "그래도..."라며 머뭇거렸지만, 이번 여행의 경제권은 나에게 있잖니. 싱가폴 사건 기억안나? 니가 콜라도 안사주고 굶겨서, 내가 벌써 4년째 두고두고 불평하는거. 말리지마 나 오늘은 무조건 3가지 이상 먹을거니까 곱게 따라오는게 좋을것이야~ 


여유롭게 꽃단장을 하고, 출발~!





1.

먹고싶은 메뉴는 정했다. 식당 위치는 지도를 보며 파악해놨다.

길치인 동생은 나만 믿고 졸졸 따라왔지만, 나는 방향치... ^ㅁ^);;;;;;;;; 자신있게 들어간 길은 막다른 골목.. 하루에도 두세번 디몰을 들락날락한게 벌써 3일째인데, 놀랍지 않아?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이 이어졌다. 며칠동안 다리가 퉁퉁 붓도록 돌아다니며 찾아헤매던 스타일의 모자가 요거리에 있네?!?! 심지어 300페소에 바가지를 썼던 내모자가 130페소라네?!?! 나로서는 비싸게 샀어도 그동안 너무 잘 사용했기에 별로 억울하지는 않았지만, 드디어 맘에 드는 모자를 발견한 동생의 눈가는 촉촉해보였다. 고민하고 말 것도 없이 당장 모자를 샀고,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쓰고다녔던 거지같은 모자를 시원하게 패대기치더라ㅋㅋㅋ 축하한다. 원하던 쇼핑을 이뤘구나! 짝짝짝~


어째 오늘, 뭔가 일진이 좋은데? ㅋ





2.

기분좋게 찾아간 곳은 그리스식 식당인 "씨마"

나 사실 매장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어. 매일 지나가며 봤거든. 단지 진입로를 잘못 찾았을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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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새모자 덕에 이미 행복한 내동생.

식사전에 각자 망고슬러시부터 흡입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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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유명한 불타는 치즈와 수제버거.

우리 앞에서 치즈위로 불을 활활 태워주는데, 대낮부터 불꽃칵텔쇼가 떠오르더라. 부드럽게 녹은 치즈위로 레몬즙을 골고루 뿌리고, 얇은 빵을 찢어서 치즈에 굴려 먹는 맛은 정말 꿀맛 그 자체. 수제버거와 짭쪼름한 감자도 너무 맛있고.. 조식따위 버리고 오길 잘해써 ㅜㅁㅜ)=b


근데, 우리가 아무리 적게 먹는다해도 저렇게만 먹었더니 뭔가 좀 부족한 느낌...

보라카이의 1인분과 서울의 1인분은 참 많이 다르더라. 이래서 사람들은 보통 둘이서 불타는치즈+주메뉴 두개+맥주나 망고음료를 시켜먹나보다. 우리가 소화력이 떨어져서 배는 불렀지만, 암튼 적게 먹은 것만은 확실해. 배는 부르지만 헛헛했어. 무슨 뜻인지 알지??





3.

그래서, 디몰거리를 지나쳐 큰길로 나아가다말고 '할로위치'라는 빙수가게로 들어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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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 사랑스러운 디저트!

시원하고 달달하게 맛있는 빙수 덕분에 동생님도 애교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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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는 왜 나를 이따위로 도촬한거냐........ (못생겨짐주의.jpg)

진짜.. 너의 찍사 실력도 이정도면.. 재주라고 인정해야 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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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고 다시 찍으니까 이렇게 달라지고......ㅋㅋㅋㅋㅋ





4.

자. 이제 우리 그만 먹고 본격적으로 이동 좀 하자.





5.

푸카 비치로 이동하기 위해 처음으로 트라이시클을 타봤다. 떠나기전에 보라카이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그 무엇을 하든, 무조건 흥정해서 깎아라!"라고 들어서 운전기사에게 가격을 묻고 "too expensive~" 라고 했더니 강경하게 손을 내저으며 요금표를 보여주더라. 여러분, 이제 예전같지 않은가봐요. 이사람들이 똘똘뭉쳐 담합했나봐요. 다른 기사들도 "NO!NO!!"라며 우리를 혼내더라구요=ㅁ=;; 뭐, 비싸봤자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쯤의 차이라서, 그냥 대충 알았다고 하며 아무거나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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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님아. 신나죠?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한국의 1980년대초반 시골구석 같은 길을 15~20분 정도 달려서, 푸카비치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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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봐도 포토존.

우리 여기 왔다고 기념사진부터 찍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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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우리의 화보를 시작해볼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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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데 인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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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완전 신났네 신났어ㅋㅋ

DSLR을 잘 못다루는 동생은 내사진을 모두 핸드폰으로 찍어주고...

너는 언니 잘둔 덕분에 고화질의 화보샷을 얻는구나...-ㅁ-!!


신나게 바다를 만끽하며 사진찍고 노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픽처, 투게더?" 해오더라. 

이러는거 무조건 팁을 요구할 거 같아서 노땡큐 하려는데 그녀가 말했다.

"잇츠 오케이. 포 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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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 아주머니 보통이 아닐세..

내동생보다 사진을 훨씬 잘찍으셔!! 나도 드디어 고화질의 사진을 찍어보는구나!!!


너무 잘 찍어주신게 고마워서, 그녀가 들고있던 바구니에서 팔찌를 사기로 결심함.

첨에 팔찌 하나에 200페소라고 했을때는 그냥 도로 넣었다. 100페소에 4~5개 살 수 있다는 말을 이미 듣고왔거든. 우리가 안살 것 같으니까 반값으로 뚝 깎아서 100페소라더라. 쏘리, 하고 돌아서려니까 다시 반으로 깎아서 이번엔 100페소에 두개 주겠대. 근데 우리 사진 찍어준게 너무 맘에 들어서 고마우니까, 그냥 팁준다 생각하고 동생이랑 하나씩 샀다. 게다가 팔찌가 생각보다 엄청 이뻤거든~


그리고, 다음날에서야 깨달은거지만 보라카이에서 푸카비치 아주머니의 팔찌가 제일 이뻤다.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이분에게 팔찌 열개쯤 사올걸 그랬다고 동생이랑 두고두고 후회하며 얘기함. 디몰안의 팔찌는 더 비쌌고(더럽게 못생긴게 개당 100페소) 심지어 맘에 쏙들게 이쁜것도 없었음. 이 아주머니의 바구니에는 안이쁜 팔찌가 없었는데ㅠ_ㅠ 여러분, 기념 팔찌는 꼭 푸카비치에서 사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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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팔찌를 나눠끼고 모래위에 앉아 노닥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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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 셀카사진이 너무 좋아.

크게 확대해보면 네 선글라스 안에 나도 보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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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같이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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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이런 사진 안찍으면 섭하지~ ㅎㅎ





6.

그리고 해가지기전에 서둘러 디몰입구로 돌아왔다.

오늘은 그 유명한 선셋세일링(돛단배)를 탈 예정이거든~

전날 호핑투어+마사지 패키지를 예약한 업체에서 무료로 선셋세일링을 해준다길래 냉큼 신청했지롱ㅋ 동생이 아주 잘했다며 폭풍 칭찬을 해줘서 뿌듯했는데,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점찍어둔 마사지샵으로 예약 걸어놓으려 낯선길로 들어섰을 때였다. 길을 조금 걷다말고 갑자기 동생의 슬리퍼 사망-ㅁ-; 발등을 덮어야할 끈이 통채로 뜯어져서 도저히 신을 수가 없네. 그러게 그 슬리퍼로 보라카이는 무리니까 나처럼 해변용 샌들을 사야한다고 말할때 들었어야지~! 아스팔트를 맨발로 걸으며 따갑다고 징징대는 너를 어쩌면 좋니..ㅡㅡ;;

우선 마사지샵에 도착해서 6시반으로 예약부터 걸어놓고, 호핑투어 업체 사무실에 가서 출석부터 한후, 내신발과 바꿔신고 너혼자 가서 신발을 사와라 하며 디몰시장으로 보냈다. 그리고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동생은 딱봐도 편안함과는 정반대로 보이는 하늘색 캐릭터 쪼리를 신고 나타남ㅋㅋㅋㅋㅋ 그래 너는 내동생이다. 실용성이나 편안함 따위 개나주자ㅋㅋㅋㅋ 불편해도 이쁜게 장땡이야ㅋㅋㅋㅋㅋㅋ





7.

드디어, 우리도 해보는 선셋세일링!!!

세모 모양의 하얀돛과 파란돛으로 오로지 바람을 이용하여 저멀리 바다를 다녀오는 그것!!!


엉엉.. 너무 좋아. 어떡해 진짜. 이건 말도 안돼 ㅠㅠ

바람이 너무 세서 드높은 파도 때문에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뒤집어 쓰고 지독한 짠맛에 콜록대기는 했지만, 이건 진짜 말도 안되게 너무 좋아! 왜 다들 "보라카이에서는 반드시! 선셋세일링을 해야합니다!!"라고 강조했는지 알아버렸네. 진짜 꼭해야한다. 너무 재밌어!!! 우리자매 또 급흥분해서 "내일도 타자!!"라며 울부짖었잖아ㅋㅋ


근데, 인터넷에는 분명 '선셋세일링하며 맥주 마시는 재미가~ 캬아~~'라고 모두가 입을 모아 찬양하던데, 님들은 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거죠? 우리는 안전밧줄에 매달려 앉는 것만으로도 손에 쥐가 날 것 같았는데;; 그물망에 드러누웠다가 온몸이 흠뻑 젖고 바닷물을 다섯바가지는 먹은거 같은데;; 맥주 마셨다는 사람들 요령좀 알려줘요ㅜㅜㅋㅋㅋ





8.

밧줄에 매달리느라 힘빠져서 후들거리던 우리는 '아휴 삭신이야~'라며 마사지샵으로 고고싱ㅋ

다른 사람들은 보라카이에서 망고와 산미구엘로 뽕을 뽑는다던데 우리는 매일 마사지를 받으며 본전을 뽑았음. 아진짜, 동남아 마사지는 진리다.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마사지야. 갈수록 더욱 고급지게! 이번엔 한시간반짜리 코스로 발마사지 뿐만 아니라 전신마사지까지!!

비행기 탈 때부터 안돌아가던 목으로 엄청 고생했었는데, 이날의 마사지로 다 풀렸다. 너무 좋아서 울뻔해쨔나. 마법의 손을 가진 그대들이여 서울에서 일해 보는건 어떤가요. 온 동네방네 소문내줄 수도 있는데(속닥속닥)


한국말은 또 어찌나 기막히게 알아듣는지 엎드려서 마사지받을때, 허리부터 날개뼈까지를 가리키며 "프럼 히어~ 투 히어~ 노 스트롱~" 콩글리시로 개떡같이 말했더니 필리핀 마사지사가 "아~ 살살?"하고 한국말로 찰떡같이 알아듣는거 있지. 와아~





9.

마사지 덕에 몸도 개운해졌고, 노느라 기력은 떨어졌는데 벌써 저녁이니까...

우리 숙소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케이크랑 커피 한잔 하고 들어가자~ 라며, 점찍어둔 '카페 델 솔'로 향했다. 첨에는 진짜로 가볍게 디저트만 먹고 끝낼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행만 오면 소화력이 떨어져서 평소보다 식사량이 반밖에 안되니까. 진짜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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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먹다보니 깨달았지.

왜 그런거 있잖아. 먹기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한입 먹는 순간 '아, 내가 배고팠구나!'하고 깨닫는거 ㅡㅡㅋㅋㅋㅋㅋ 각자 케이크 하나씩 먹어치우고 우리가 한말은 "안되겠다. 저녁 먹으러 가자!"였다ㅋㅋㅋㅋㅋㅋㅋ

남들은 저녁먹고 디저트 먹는데, 우리는 거꾸로 디저트부터 먹고 저녁먹으러 감ㅋㅋ





10.

그리하여 찾아간 곳은 까르보나라 피자로 유명한 '티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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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이것이 오늘의 첫끼니인것마냥ㅋ 까르보나라 피자에 코코넛 쉐이크랑 시즐링 깡꽁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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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진짜 존맛 ㅜㅜ 우리 소화력 떨어진 사람들 맞아?하며 순식간에 먹어치웠잖아ㅋㅋ

피자도 맛있었지만, 이게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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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창밖으로는 어느새 바닷가 클럽이 오픈하고~

흥겨운 음악소리에 즐거운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저멀리 바닷소리와 어우러지는게 너무 낭만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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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술 안마셔도 분위기에 취하는게 여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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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기분이 좋아져서 서로의 사진을 팡팡 찍어주니까

서빙하는 여자가 다가와서 "픽처 투게더?"라며 사진 찍어주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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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또다시 함께한 기념사진ㅋㅋ

이 사진을 찍고도, 우리끼리 막 계속 사진 찍으니까 신기했는지 와서 "픽처 원모어?"라더라.

ㅋㅋㅋㅋ우리 원래 이러고 노는데...





11.

배터지게 먹고, 이제 더이상은 못버티겠다. 숙소로 돌아가자.

마사지 받고 샤워했지만, 디저트 먹고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벌써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기에,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또 샤워함. 이놈의 동네는 복도만 나갔다와도 땀이나서 샤워해야해..

상쾌하게 다 씻고, 오늘밤도 각자 얼굴에 일회용 팩을 붙인채 진짜 하루를 마감했다.


와아...

정말.. 하루 일과를 쓰는것만으로도 3시간이 뚝딱 지날만큼 어마어마한 날이었어...





+

망한 사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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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끝나자마자 케이크를 먹기전까지 우리는 이렇게 초췌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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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침부터 내게 이런 사진을 찍어보여줬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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