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5 일단 먹고 놀고~ 여행을 떠나요~

0.

새벽 6시반에 여행이고 나발이고, 잘래잘래. 하고 잠들었으나, 12시도 안되어 깼다.

아직도 세상 모르고 쌔근쌔근 자고있는 동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꾹 참았던 한마디를 중얼거렸더니 잠꾸러기 녀석이 눈을 뜨더라.

 

"....배고파"

 

 

 

 

1.

눈은 떴지만, 이불은 제꼈지만,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지는 못하게써!

 

괴상한 신음을 내며 이리저리 뒹굴고 있는데, 여행은 곧 관광!이라며 30분단위로 일정을 짜는 동생은 벌떡 일어나 세수부터 시작했다. 제발 한시간만 더 쉬다가 나가자고 칭얼거려봤지만.. 화보를 찍어보이겠다며 원피스만 5벌 챙겨온 녀석은 "얼른 일어나"라는 말만 내뱉고 풀메이크업 시작. 학교 가기 싫다고 버텨봤자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 맞고 책가방을 매야하듯, 나도 신발을 신었다.

 

외출 준비는 순조로웠다. 꽃무늬 원피스로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팔다리에 꼼꼼하게 썬크림도 바르고, 둥글게 말아놓은 앞머리를 손질하며 선글라스까지 챙겨 썼더니 드디어 여행기분이 살아나는 거 있지! 인터넷에서 배운대로 침대 협탁 위에 20페소를 얹어놓고(이렇게 팁을 놓고 1층 로비로 가서 열쇠를 맡기면 방청소를 해준단다) 약간의 현금과 DSLR 카메라를 챙겨들고 숙소를 나왔다.

 

 

 

 

2.

그리고 리조트 밖의 모래사장에 발을 내딛자마자 깨달았다. 오늘따라 둥글게 잘 말린 앞머리는 헛수고였구나. 당장 모자부터 사야겠구나. 사진 속 여자들이 이래서 핫팬츠 아니면 긴 치마를 입었던 거구나.

강렬한 햇빛은 그렇다치고, 화이트비치 해변에는 바람막이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머리가 모조리 헝클어질만큼 세찬 바람이 불었다. 무릎위로 오는 치마는 자꾸 훌러덩 위로 뒤집혀서, 한손은 얼굴 위 머리를 치우고 한손은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걷는 이상한 자세로 길을 걷는데, 때마침 모자장수(?)가 다가왔다. 여행후기들에서 읽은 것처럼 양팔에 색색깔의 챙모자를 들고온 앳된 청년이 나를 잡더라.

지금 당장 모자가 필요하지만 없어도 되는척, 쿨하게 구경만 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우리 눈에 뜨인 하얀모자. 땡땡이 무늬의 끈이 볼록한 부분에 감겨서 리본으로 묶여있는 하얀모자. 아놔, 딱 내취향의 모자잖아ㅋㅋㅋ

 

"How much?" 라고 묻자, 그는 갑자기 바닥에 앉더니 손으로 500이라고 숫자를 썼다. 뭐라고 이자식아?라는 표정으로 "NO"라고 했더니, 숫자를 400으로 고치더라. 150페소면 충분하다는 글을 얼마나 많이 봤는데-_-+ 여전히 뭐이자식아? 표정으로 "NO"했더니, 숫자를 다시 300으로 고쳤다. 너무 비싸다며 더 깎아달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그가 안된단다. 모자장수는 워낙 많으니 안깎아주면 다음 모자장수를 기다리면 된다지만, 그냥 지나쳐보내기엔 모자가 너무너무 맘에 쏙들어서-.,-; 어쩐지 이거 놓치면 다시 못살것 같아서 세번쯤 실랑이를 더 하다가 그냥 300페소를 주고 샀다. 그래봤자 한국돈으로 7,500원이니까 한국모자보다 싸서. 그리고 나중에서야 똑같은 모자를 다른 매장에서 130페소에 파는 것을 알았지만, 내 예감도 맞았다. 동생도 나와 똑같은 모자를 찾아 길거리의 모든 가게를 살펴봤지만 못찾아서, 비싸더라도 나랑 같이 그청년에게 살 걸 그랬다며 두고두고 후회했거든.

 

 

 

 

3.

길도 익히고 구경도 할겸 길을 따라 걷는데, 대충 가다보니 스타벅스가 보였다. 옆에는 망고쉐이크로 유명한 마냐냐가 보여서, "여기 근처에 게리스그릴이라고, 맛있는 식당 있대!"라고 말하며 간판을 쭉 살펴봤다. 원래 디몰에 있다는 바비큐 식당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그건 동생의 계획이고ㅋㅋ 나는 당장 배가 고프다~~

마침 식당은 스타벅스 바로 왼쪽이어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벽처럼 나뉜 통유리 너머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사람들 추천대로 통오징어 요리를 주문하고, 누군가 강추했던 시즐링 깡꽁에 망고주스도 시켰다. 두근거리는 맘으로 기다리는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한국말... 보라카이에 절반은 한국인이라더니, 여기는 모든 테이블이 한국인ㅋㅋㅋ 옆테이블의 아기는 뽀로로같은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소리나게 틀어서 보고있고, 애엄마는 음식을 먹으며 얘기하고 애아빠는 맥주를 새로 주문하며 대충 대꾸하는게 영락없는 한국의 식당풍경이었다. (어휴, 해외 나와서까지 애기 동영상 크게 틀어줘야하나. 중국 사람들 시끄럽다고 욕할 자격이 없어..)

 

카메라를 의자에 내려놓는데 동생이 사진을 찍어달란다.

그래, 이제 시작이구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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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주스 하나에도 포즈 취하며 잘 노는 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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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나도 사진 찍어줘서 고마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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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문했던 시즐링 깡꽁과 통오징어 구이.

한국에서 이런거 주문하면 가격이 비싸서인지 1인분치고 양이 많은데, 보라카이는 어딜가도 딱 1인분 같은 1인분.

솔직히 메뉴 두개만으로는 좀 모자른 감이 있지만, 나는 원래 여행가서 많이 못먹으니까..( -.-);

 

근데 진짜 맛은 있다! 깐깐한 한국인들이 맛있다고 하면 맛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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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특히, 생각지도 못하고 왔다가 맛보고 너무 좋아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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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게 먹으며 통유리 창을 통해 밖을 보니..  어머나

핸폰으로 대충 찍은 유리벽 너머의 풍경이 저래. 그냥 창밖이 저렇게 생겼네.

 

동생아, 다 먹었으면 나갈래???

 

 

 

 

4.

해변으로 나아가기 전에

우선 마냐냐에서 망고쉐이크부터 한잔 사먹고~

 

 

 

 

5.

바람막이 장벽을 지나서 해변으로 나아가니, 멋진 해변이 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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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에 노출을 잘못 잡아서..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날씨가 좋아서 바다는 그림같았다.

 

보라카이는 6월에서 10월까지가 우기라서 "괜찮아?"라는 질문을 많이 접했지만, 괜찮더라. 우기와 건기를 떠나서, 후끈한 섬나라다보니 비가 워낙 지맘대로 오니까...; 가장 날씨좋은 극성수기 2월에 가서도 여행내내 비가 왔다던 사람도 있고, 우리처럼 태풍이 지나가는 7월 중순에 가서도 빗방울 구경조차 못하고 잘 놀다온 사람도 있으니, 날씨는 진짜 복불복이 맞더라. 떠날때 고생한게 액땜을 미리 다 한건가 싶기도 하고...ㅋ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를 옆에 끼고.. 우리도 그림같이 해변 산책 좀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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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에서는 커피 대신 망고쉐이크를 테이크아웃해서 먹지ㅋ

(느껴지는가? 야자수가 휘어질만큼 어마어마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6.

잠시 해변을 걷다가, 보라카이 최대의 번화가(!)인 디몰로 들어섰다. 오늘은 이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고, 작은 가방을 사고 여행에 필요한 물품도 쇼핑할 계획. 예상치 못했던 충동구매를 하려고 잔뜩 벼르며 환전소를 찾아 100달라를 4,408페소로 바꿨다. 동생이 환전소 앞에 줄서 있는동안 나는 근처 화단같은 난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는데, 보라카이 어느 곳이든 가만히 있으면 두가지가 홀연히 다가온다. 파리랑 삐끼.

 

"Are you korean?"하며 말걸어오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대뜸 "안년하쎄요~"라며 한국어로 인사해주더라. 그리고는 언제 왔냐, 누구랑 왔냐, 물어오더니 싱긋 웃으며 "한쿡녀자 예퍼요~" ㅋㅋ아놔ㅋㅋㅋ 무조건 "호삥? 호삥?? 도딴배!"하고 따라붙는 다른 삐끼와 다르게 이사람은 호객행위가 여유로워ㅋㅋㅋ 여심 공략할 줄 아시네ㅋㅋㅋㅋㅋㅋ

계속 노땡큐라고 손저으며 "I will do it tomorrow. I already..." 짧은 영어로 거절했더니 이남자, 다시 한국말로 "아.. 예약해써??" ㅋㅋ아진짜ㅋㅋㅋ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응대력보소ㅋㅋㅋㅋㅋ 너무 아쉬워하며 어느 업체에서 했냐고, 얼마에 했냐고 물어오고(이건 영어로) 내가 업체명이랑 가격 알려줬더니 헐리웃액션을 취하며 자기는 훨씬 싸다고, 다시 한국말로 "한쿡? 너무 비싸!!"라며 땅을 치네ㅋㅋㅋㅋㅋ

덕분에 짧지만 재밌는 대화를 하고, 환전해온 동생을 따라 자리를 일어서니까 "안녕~~잘가요~~"라며 인사도 해주더라. 그후로 여행내내 길에서 마주칠때마다 나를 보면 활짝 웃으며 "한쿡사람! 안녕~"하고 인사도 해줌ㅋ 그리고 "예퍼요~"라는 말도 덧붙여줘서ㅋㅋ 나 그때마다 땡큐했다ㅋㅋㅋ 한국 번화가에서 호객행위를 해오는 삐끼랑은 많이 다르게, 착하네 사람들이ㅋㅋㅋ

 

환전하자마자 우리는 머리에 꽂을 알록달록한 꽃핀부터 사고~ ^^ㅋ

 

여행동안 들고다닐 가방을 사려고 열심히 구경했다. 내동생은 크로스백을, 나는 해변에 어울릴만한 밀짚같은 소재로 포인트 칼라가 있는 작은 손가방을.(디테일이 구체적ㅋㅋ) 그리고 몇군데를 들락거리며 원하던 타입의 가방을 구매했다. 나는 150페소, 동생은 130페소에 샀는데, 한국돈으로 계산하면 둘이 합쳐 7천원도 안주고 산셈. 우리나라에서는 안들고 다닐만한 스타일이라 여행 마지막날 숙소에 버리고 오긴 했지만,  싸게 사서 진짜 잘 들고 다녔다.

 

참고로 디몰 안에 있던 가방 가게의 여러가지 가방 스타일 사진은 바로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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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동생도 모자를 사려고 했으나 위에 업급한것처럼 원하던 모자를 찾지 못해서, 예쁜 모자를 사자마자 버리겠다던 너덜너덜 헌모자를 쓰고 쇼핑을 계속 하는데, 충동구매 하고 싶을 정도로 내맘을 끄는 아이템은 더이상 보이질 않고...(이게 아닌데1)... 살 게 없으니 다리는 점점 더 아파오고(이게 아닌데2), 치마가 뒤집힐 정도로 바람이 불던 해변과는 달리 번화가 거리는 바람조차 별로 불지 않아서 온몸에 땀이 주르륵...(이게 아닌데3)

 

그나마 거리 곳곳에 벤치가 있어서, 동생이 무언가 구경하러 사라지면 나는 벤치에 앉아 쉬었다. 사실, 보라카이 최대 번화가라고 해봤자 끝에서 끝까지 쉬지않고 걸으면 내걸음으로도 10분안에 닿을 짧은 거리지만, 백화점 한층을 한나절동안 쇼핑하는 여자들처럼 우리도 모든 매장을 대충 구경했음에도 한시간 넘게 돌아다녔더니 다리가 너무너무 아팠다. "동생아, 우리 오늘만 사냐? 낼도 여행 계속 할거면 그만 돌아다니자!"라고 GG를 치며 또다른 벤치에 앉아서 쉬는데, 바로 앞에 '크레이지 크레페'라는 가게가 보였다.

 

블로거들이 강추하던 크레페나 먹어보자! 사와!! (원래 언니들은 동생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심부름을 시키려니까 사진을 찍어달라는 내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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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와중에도, 조금이라도 사진에 이쁘게 나와야한다며 카디건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와...)

덕분에 귀엽고 예쁘게 나왔구나 동생아. 맘에 드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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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망고 크럼블'이었던가..

세상에.. 사람들이 강추할만하다. 완전 맛있어!!!

촉촉한 크레페 안에 달달한 아이스크림 위로 생망고가 똬아..!! 고소한 쿠키가루가 후두두두~

너무너무 맛있어서, 많고많은 음식중에 여기서만 크레페를 세번쯤 사먹었다(발그레~)

 

 

 

 

8.

순식간에 위장으로 사라진 디저트는 끝났으니, 이젠 발마사지를 받아볼까 하여 찾아간 곳은 크레페 가게 근처의 풋지샵(Foot zee's). 1층은 발마사지 전문이고 2층에서 바디 마사지도 하는 것 같은데, 발마사지가 으뜸이라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많이 읽었다. 해변가에는 아주 저렴한 발마사지 가게도 많았지만, 그런 샵에 비해 가격이 거의 두배여도 서비스 만족도는 열배쯤 된다는 글귀를 기억하며 우리도 한시간짜리 발마사지를 선택.

 

15$면 약 16,000원이지만, 한국의 마사지샵에서 무릎까지만 주물러주는 3만원짜리 30분코스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완벽했다. 고관절까지 꾹꾹 눌러주며 피로를 풀어주는데, 와.. 나 진짜... 와.. 슈퍼스타들이 개인 마사지사들을 왜 고용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이것은 돈낭비가 아냐. 나도 고용하고 싶어! 우리동네에 있었으면, 커피 끊고 그돈으로 다녔을거야!! 보라카이에서 "발마사지? 뭐 그럭저럭??"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안받은거다. 저렴한데서 대충 받느니, 몇천원 더 주고 이런 퍼펙트 마사지를 받았어야지!

 

땀이 주르륵 나던 거리를 벗어나, 에어컨 바람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 드러누워 발마사지를 받고 있노라니, 천국이 따로 없더라.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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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도 한국말 간간히 잘하신다. 발바닥 곳곳을 꾹 눌러주며, 한국말로 '위장', '간', '신장' 이라고 부위별로 설명도 해주셔ㅋ 하지만 나는 그저 피로가 녹아버리는 발마사지에 정신줄 놓고 귀담아 듣지도 않았어요(-.-)(_ _)(-.-);

 

 

 

 

9.

아몰랑. 다리아파. 더이상 못걷겠어. 라고 징징대던 나는 다시 온순해져서, 동생이랑 사이좋게 마트에 들러 맥주와 음료수, 자외선지수 100짜리 썬크림을 사고, 사람들에게 물어서 뒷골목으로 들어가 망고와 망고스틴도 1kg씩 샀다.

 

뒷골목은 식육점과 과일가게들이 있어서인지 어딜가도 파리와 개미가 들끓었고 바닥은 냄새나는 물이 곳곳에 고여있어서, 벌레라면 호들갑스럽게 질색하는 동생 때문에 제대로 구경은 못하고 휙휙 지나쳤는데, 예쁘장한 언니의 과일 가게에서 산 망고와 망고스틴은......... 봉지안에 개미만 30마리 정도 같이 넣어줬네. 뭐지, 개미는 서비스인가? -.-;;

봉지를 들고 거의 울상이 된 동생의 발걸음은 상당히 빨라졌고, 녀석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입구앞의 수돗가에 앉아 모든 과일을 박박 씻고 비닐봉투까지 탈탈 털어 씻어오는 기염을 토했다. 1층 로비에 1달라만 주면 손질까지 싹 해준다는데, 소문난 짠순이 동생은 피곤해 죽을것 같다면서 1달라 아끼려고 자기가 다해.. 와.. 너 진짜..

 

 

 

 

10.

암튼, 드디어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샤워부터 했다. 땀흘렸던 몸으로 침대에 누울 수는 없으니까~

 

샤워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놓고, 얼굴에는 일회용 팩을 붙이고 침대에 누워서,

MBC를 봤다(응?)

-동생이 요즘 흠뻑 빠져있는 '밤을 걷는 선비' 드라마를, 해외 리조트에서, 본방으로 시청하게 될 줄이야!!

 

그리고 보라카이 가면 밤에 망고와 함께 산미구엘 맥주를 마시는게 예의라며?ㅎㅎ 드라마가 끝나자(내동생이 본방사수하는 드라마를 볼때는 말도 걸지 말아야함), 박박 씻어온 망고와 망고스틴을 꺼내 손질하고, '라디오 스타'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과일을 먹었다. 한국 맥도널드에서 받은 플라스틱 일회용 칼을 챙겨오기 잘했다고, 비닐 지퍼백도 잊지않아서 다행이라고, 스스로에게 엄청난 칭찬세례를 퍼붓고ㅋ 하루종일 같이 다니며 수다를 떨어놓고도 뭐가 모자른지 한참을 재잘거리다가, 싹 치우고(물론 동생이 치우고) 다음날의 일정을 생각하며 잠든게 벌써 새벽 1시..

 

이상하다..

오늘은 워밍업으로 대충 구경하며 놀고 푹 쉬는게.. 내 계획이었는데-_-;;;;;

 

 

 

 

+p.s.

 

그리고...

아까 식당에서 내사진 잘 찍어줬길래 방심했더니, 또 요따구들로 찍어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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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사진을 발로 찍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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